축구 마니아가 생각하는, 축구가 가진 매력
나는 구기 스포츠 중 축구를 가장 좋아한다. 새벽 시간에 하는 해외의 축구경기들 까지 챙겨본다. 물론 나의 유튜브 재생목록에서도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각종 축구 채널들이다. 축구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내가 축구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포츠 자체가 (내가 느끼기에) 가장 본능적이기 때문이다. 일단 스포츠의 속도 자체가 엄청 빠르다. 선수들은 계속 공을 차지해야 하는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본능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물론 그 본능은 연습으로 다듬어진다) 상대방의 볼을 빼앗아오기 위해서는 격렬한 몸싸움 역시 필요하다. 때로는 전략적으로 파울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이 파울이라는 것도 대단히 모호하다. 물론 명확한 파울의 상황은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 파울의 유무가 심판의 직관이기도 하다. 이 장면에서 여느 스포츠처럼 오심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심판의 말은 법이고, 한번 일어난 판정을 뒤집기란 매우 어렵다. 때로는 어이없는 심판의 판정 때문에 경기의 승패가 달라지기도 한다. 축구 경기 하나에는 이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이 거친 스포츠의 매력을 나는 사랑한다.
그런데 야구는 정말 9회말 2 아웃부터였다.
물론 나도 야구라는 스포츠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를 제외한 가족들은 전부 야구를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가족이 타협을 하며 전부 즐겁게 볼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바로 티브이 예능 '최강 야구'때문이었다. 그 프로그램 덕분에 나는 야구도 꽤 집중하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이제야 나는 깨닫게 되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정말 재미있다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야구 경기를 보며 놀란 것이 한 가지 있다. 지금껏 듣기만 하고 공감을 그리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야구는 9회 말 2아웃 부터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지금까지 이 이야기가 하나의 멋진 수식어라고 생각했다. 물론 아름다운 이야기인 만큼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이었다. 야구는 9회말 2 아웃부터였다. 마지막까지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스포츠가 바로 야구였다.
두 사람의 진검승부
'야구는 왜 이렇게 나에게 박진감을 가져다주는 것일까' 생각해 보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이 야구라는 스포츠의 베이스가 되는 것이 두 사람의 진검승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 팀에 선수 9명의 라인업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 타자와 투수의 대결에 집중을 하고 싶다. 야구는 이 두 사람이 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마운드에 서 있는 두 사람은 기본적으로 스스로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야만 한다. 축구 경기에서라면, 선수는 자신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공을 패스할 수 있지만, 야구는 그럴 수가 없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고, 한명은 반드시 패배하는 것이 야구이다. 그런데 야구는 이런 승부가 최소한 60번으로 이루어져 있다. 경기 스피드는 분명 축구만큼 빠르지 않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을 해보면, 이 최소 60번의 진검승부는 결코 빠르게 진행될 수가 없다. 누군가는 승리하고 누군가는 패배하는 이 갈림길에서 두 사람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스포츠의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수 싸움은 경기 내내 팽팽하게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감독과 전략
어떤 사람은 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팀의 감독 또한 다른 스포츠들보다 승부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감독이 중요하지 않은 스포츠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야구라는 스포츠는 다른 스포츠들에 비해 게임의 스피드가 그렇게 빠르지 않다. 또한 공격과 수비가 교대할 때마다 선수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음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다. 바꾸어 말해, 코칭 스테프와 선수들 간의 거리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월등하게 가깝다. 정리해 보자면, 경기의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다. 그런데 경기는 1대 1의 승부로 이루어져 있다. 코칭 스테프와 선수들은 많은 대화를 할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 이런 모든 상황에서 코칭 스테프가 전략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는 스포츠가 바로 야구인 것이다.
최강 야구를 보면 항상 느끼는 것
나는 원래 축구 마니아이다. 따라서 축구 예능프로그램인 '뭉쳐야 찬다'도 시청 중에 있다. 그런데 이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 야구'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최강야구를 보면 온몸의 에너지가 빠진다는 것이다. 내가 직접 운동장에서 뛰지 않는데도 나의 에너지는 소모된다. 이것은 내가 '뭉쳐야 찬다'를 볼 때는 느끼기 힘든 감정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올 시즌의 야구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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